[대입 논술 - 논제 분석에 대하여 ]

교육부에서 밝힌 논술의 개념을 살펴보면 ‘제시된 주제에 관하여 필자의 의견이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도록 하는 시험’으로 주어진 지문 등에 대한 이해력 분석력 비판적 사고력은 물론 사고내용에 대한 논리적 서술력 등, 종합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논제를 정확하게 분석하여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관련 정보 중심으로 제시문을 올바르게 이해하여 자신의 주장을 펼쳐야 한다. 시험 논술에서 논제의 정확한 분석과 파악은 논술 전체의 운명을 좌우한다. 아울러 적절한 논제의 분석은 개요 작성의 틀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다음은 대학 논술 시험에서 출제되는 실제 논제의 한 예이다.

⇒[논제]사회 공동체에서 언어는 의사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도구 이상의 역할을 한다. 아래 지문들의 내용에 근거하여, 언어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지 자신의 관점에서 논술하시오.(이화 06 정시; 1400-1600자)

제시된 논제를 세부 사항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이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1. 공동체에서 언어는 의사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도구 이상의 역할을 한다.

2. 아래 지문들의 내용에 근거하여,

3. 언어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지

4. 자신의 관점에서 논술하시오.(제시문 [가],[나],[다] 생략)

위 논제에는 3개의 제시문이 함께 제시되어 있다. 논제는 학생들이 논술을 작성해야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동시에 채점 기준으로 기능한다. 위의 논술을 작성함에 있어서, 학생들은 반드시 2,3,4번의 기준을 충족해야한다. 즉 언어가 사회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에 대하여 반드시 제시문에서 근거를 찾아서 자신의 관점을 정립해야 한다.

이러한 논제 분석은 개요 작성에도 도움이 된다. 많은 학생들이 장문 논술에 있어서 개요 작성에 어려움을 겪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치밀한 개요 작성은 학생들의 논술문 전체의 튼튼한 논리적 구조를 형성하게 하는 필수 과정이다. 논제 분석은 이러한 개요 작성의 지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위의 제시문의 분석의 경우 지시된 분량의 중간 값인 1500자를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형식의 개요를 작성할 수도 있다.

서론 250자 - 언어의 일반적 기능 혹은 언어와 사회의 관계

본론1 300자 - 제시문 [가]의 분석과 언어에 대한 관점 도출

본론2 300자 - 제시문 [나]의 분석과 언어에 대한 관점 도출

본론3 300자 - 제시문 [다]의 분석과 언어에 대한 관점 도출

결론 350자 - 종합 분석 및 언어가 사회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신의 관점

( 각 부분에 할당한 분량은 임의적이며, ±10%의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

물론 위에 제시된 개요의 틀은 학생의 실제 논술에서 얼마든지 다양하게 다시 형성할 수 있다. 핵심은 논제를 충실하게 반영하라는 것이다.

분량이 200-500자 내외의 단문 논술이라면 잘 분석된 논제는 그 자체가 개요 역할을 할 수 있다. 굳이 ‘서론 - 본론 - 결론’ 혹은 ‘기 -승 - 전 - 결’의 구조를 작성하기 위해 고민하기보다는 논제가 원하는 순서대로 논술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다음의 논제를 살펴보자.

⇒[논제] 제시문 [가] [나]의 내용을 근거로 제시문 [다]의 관점에서, 현대사회의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 (500~550자)

위의 논제는 다음과 같이 세부사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제시문 [다]의 관점 분석

2. 제시문 [나],[다]의 내용과 제시문 [다]의 관점과의 관계

3. 위 1,2를 토대로 한 현대사회의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150-200자)

4. 위 3의 문제점에 대한 원인 분석(100-150자)

5. 개인적 및 사회적 차원에서의 해결 방안(200-250자)

이상의 분석을 기초로 하여 2-3개의 작은 문단으로 논술문을 작성한다면 굳이 개요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 논제의 성격을 파악하라

논제와 성격에 따라서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제시문 분석을 통하여 열린 선택형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진행 중인 사업을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하고 그 근거를 제시하시오”라는 형식인 경우 제시문의 경우에는 내용을 분석하면 결정방향이 정하여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양대학교에서 2008학년도 대입 모의논술 자연계 문항 중에 거울 세계 속으로 들어 간 앨리스가 거울 속의 우유를 마실 수 있는가에 대한 문항이 있다. 이 문항 역시 “마실 수 없다”라는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조건들이 제시문 내에 주어져 있다.

다양한 논제 가운데에는 “~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라는 형태로 제시되는 것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문제점과 함께 그러한 문제점이 발생한 원인도 진단해야 한다. 원인을 분석해야만 그러한 원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한 논제와 제시문을 분석해보니 현대 사회에서의 물신주의가 팽배해짐으로써 인간성 붕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가정한다면, 바로 상식적인 수준의 해결책을 논술하기보다는 먼저 그 원인을 분석하고 그 원인에 적합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좋은 논술이다. 아울러 해결책을 제시할 때에는 반드시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을 나누어 고찰하여야 한다. 굳이 어느 한 편으로 지정된 것이 아니라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대안으로서 사회제도나 정책적인 접근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단순히 개인적 차원에서 ‘정신적 각성’을 촉구하는 것은 자칫 공익 광고의 선전 문구처럼 공허한 주장이 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