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논술 - 좋은 서론 작성법]

2008학년도 대학입학요강들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의 입시 계획안 살펴보면, 수시 모집에서의 논술 대부분 50%를 차지하고 있다. 고려, 연세, 한양대학교에서는 수시모집정원의 50%는 우선 선발 대상으로 하여 논술80%와 내신20%의 비중으로 학생을 선발할 계획을 발표했다. 당연히 까다로운 수능 최저 자격이 주어진다. 따라서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논술 준비를 무엇보다 철저하게 하는 편이 유리하다.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육초기에 흔히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어떻게 서론을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어요.”이다. 물론 논제를 철저히 분석하고, 개요를 치밀하게 작성한 경우라면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는 사항이다. 하지만 논술을 처음 쓰게 된 학생의 입장이라면, 막막한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 많은 뛰어난 작가들도 같은 고민을 한다.

먼저 추천하고 싶은 사항은 ‘마음을 비워라’이다. 잘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 차라리 어떻게 하면 더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서론은 글 전체의 인상을 결정지어주는 부분으로 주의를 환기하여 읽는 이의 관심을 모으고 본론의 방향을 일러주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서론 쓰기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빠트리지 말아야 할 것은 본론에서 본격적으로 다룰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이해 정도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서론을 너무 막연하거나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너무 화려한 수사를 사용하여 시작하는 것은 좋지 않다. 또한 현재 출제되고 있는 많은 논술시험문제들은 이미 논제 안에 서론에 써야할 것을 간접적으로라도 제시하고 있다. 600자 이하의 짧은 논술문을 작성하는 경우라면, 눈에 띌 만큼의 분량으로 서론을 작성하는 것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논술에서의 서론은 이미 한 발은 본론에 들여놓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용어를 풀이하거나 정의하며 시작하기

논술 주제와 관련된 개념이 생소하거나 애매하여 글을 쓰는 이가 나름대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는 경우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중요한 낱말이나 어휘에 대한 정의를 소홀하게 취

급하면 논의 과정에서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평등’에 대한 놎제를 다루는 경우에 자신이 주장하는 평등이 ‘실질적 평등’인지 혹은 ‘형식적 평등’인지 명확하게 서두에서 밝힐 필요가 있다. 서론에서 용어를 적절하게 설명하는 것은 논술을 심사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문제에 대하여 적절한 이해를 하고 논증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중요한 용어라도 논술 주제의 초점이나 쟁점을 가리키는 핵심어가 아닐 경우에는 굳이 정의할 필요가 없다. 또 개념의 의미를 한두 문장으로 분명하게 정의내릴 수 있는 경우라면 서론에서 개념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좋지만, 개념 정의가 너무 복잡하거나 자신이 정의하기에 벅찬 주제라면 그냥 두는 편이 낫다. 그럴 경우에는 관련 논제를 전개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개념 정의가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좋다.

- 시사적인 내용을 언급하면서 시작하기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으로 서론을 시작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에는 충격적인 사건일수록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건이어서 참신한 느낌을 줄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러므로 개요를 작성하는 시점에서 사례가 논제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자신만이 알고 있는 사건인 경우에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당연히 사례로는 시사성을 띤 사건, 시의적절한 관찰 사실이나 통계, 논술 주제의 쟁점이 담겨 있는 시사적인 사건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시사적인 사건을 활용하는 것이 반드시 요구되는 논제인지 확인해야 한다.

- 세부 사실을 언급하면서 시작하기

앞에서 서론의 시작은 일반적인 진술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그러나 모든 서

론을 이 규칙에 맞출 수는 없다. 너무나 ‘일반적인’ 생각인 경우에는 오히려 논제에 대한 자신의 독창적인 시각이 결여ㄷ외어 있다는 인상을 주어 무미건조할 때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화제 도입과 문제 제기를 구분하여 서론을 쓰려고 헛된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구체적인 사실을 언급하면서 화제를 독자에게 제시하고 동시에 글의 논의 방향을 알리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 질문하면서 시작하기

논술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질문을 하면서 논술을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질문 형식의 서론이 독자들의 대답을 구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단지 글쓴이의 의견이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경우라면 그 자체가 형식적인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질문을 구성하는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논제와 부합하는 질문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대 사회의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는 ‘국민 대다수의 이익을 위하여 현대 사회의 정치가 갖추어야 할 요건은 무엇인가?’, ‘오늘날의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비행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는‘오늘날의 청소년들은 과연 불행한가?’라는 질문 형식으로 서론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들 방식 이외에 제시문의 내용을 적절히 변형하면서 시작하기, 문제점을 논의하면서 시

작하기, 논제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시작하기, 일반적인 지식을 언급하면서 시작하기 등 여

러 방식이 있다. 어떤 방식이든 서론에서 적절한 화제를 도입하여 독자의 관심을 끌고 본론

의 논의 방향을 알려 주는 문제 제기를 해야 하는 것은 지켜야 한다.

대입 논술에서는 서론을 적절한 분량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대개 한 단락이

면 충분하다. 짧은 글에서 서론을 두 단락으로까지 만들면 화제 도입과 문제 제기의 연결이

부자연스러울 경우가 많다. 너무 짧아서 화제를 도입하고 논술 주제의 핵심을 제시하기가

어려울 정도면 곤란하지만, 글의 분량이 제한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여 가능하면 간결하게

구성하는 것이 좋다. 서론이 길어지면 본론에서 쓸 내용이 부족해지기 쉽다. 따라서 상식적

인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다든지 문제의 중요성을 필요 이상으로 과장한다든지 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문제의 배경을 살핀다고 역사적인 접근을 하게 되면 알맹이 없이 긴 서론

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먼저 서론은 구체적 사실, 경험, 일화로 / 2. 통계 자료, 남의 말, 격언, 속담 따위를 인용하여 / 3. 자신과 상반되는 견해로 / 4. 화제나 주제를 직접 제시하여 / 5. 용어를 풀이하거나, 정의하면서 / 6. 유추나 비유로 / 7. 일반적 화제로 / 8. 예기치 않은 관점으로 독자를 놀라게 하기 / 9. 문제의 배경 설명으로